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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 경작 대행 … 농촌 흙내음 인터넷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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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향나루 작성일09-12-24 21:47 조회19,3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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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 경작 대행 … 농촌 흙내음 인터넷 생중계
 
 농부 홍승욱씨(45·경기도 화성군 남양면)의 하루 일과는 컴퓨터를 부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모내기철을 앞두고 남들은 새벽잠을 깨자마자 못자리를 만들어놓은 비닐하우스로 향하지만 인터넷상에서 사이버팜(cyber farm)을 운영하는 홍씨는 못자리를 돌보기 전에 전날 밀린 ‘농장일기’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못자리 상태를 찍어놓은 사진을 ‘땅 주인’들에게 이메일로 전송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홍씨는 지금 2만평의 논 중 5000여평을 이렇게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분양해 ‘경작 대행’해 주는 사이버팜(www.ecyberfarm.com)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상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뒤 일반미의 경우 가마당 21만2000원만 내면 그만한 면적의 땅을 분양받아 볍씨 파종부터 수확까지 1년 동안 쌀의 생육과정을 이메일을 통해 지켜보면서 사이버 농부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주말에는 얼마든지 직접 농장을 찾아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미리 신청하면 가족 단위의 민박도 가능하다. 사이버팜측은 150평 기준 1마지기만 분양받으면 2가마 반 정도의 수확을 올릴 수 있어 4인 가족의 1년치 식량은 해결되는 셈이라고 설명한다.

이 마을 농민 4명이 힘을 모아 운영하는 사이버 농장에서는 쌀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포도 배 고추 등도 재배하고 있다. 포도나무나 배나무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자기 이름이 적힌 명찰이 걸려 있는 과수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과정을 안방에서 ‘생중계’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포도나무나 배나무 분양권이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과 농사를 결합시킨 놀라운 아이디어 상품인 셈이다.

모내기를 앞둔 5월10일의 농장일기에는 안방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맡을 수 있는 농촌의 풋풋한 흙내음이 넘실거린다.

‘이젠 일주일만 있으면 시집보내야 하는데…. 비가 자주 오니 햇빛이 모자라 뜸묘와 잘록병이 걱정이네요. 비료 주고 난 후 잠깐 짬을 내서 못자리에 영양제와 잘록병약을 고루고루 주었으니 걱정 마세요. 시집보내는 날은 떡이며 과일이며 듬뿍 차려놓을 테니 구경 오셔서 많이 많이 축하해 주시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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