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수박 재배 뒤 참깨 심으세요 ”
 
 
 
  참깨 첫 꼬투리가 달리는 높이가 기존 지상 50㎝에서 20㎝로 낮아져 다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연작장해 막고 참깨 수확량도 2배 늘어

시설수박 뒷그루(후작)로 신품종 참깨를 재배한 결과 수박의 연작장해도 막고 참깨 생산량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옛 작물과학원)과 경북 안동시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부터 조성한 참깨 특산화단지에서는 100여농가가 참여해 50㏊에 〈풍성〉 〈평안〉 〈강백〉 등 신품종 참깨를 심었다. 시설수박의 후작으로 무·배추 등 채소류를 심는 게 보통이지만 이곳은 2년째 참깨를 심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별다른 병해충 피해가 없어 수확량이 10a당 160㎏ 이상은 될 것이란 게 참여농가들의 설명이다. 권호형 서안동참깨작목반장(46·경북 안동시 풍산읍)은 “재래종 참깨의 꼬투리 마디 수는 18개인데 이번에 심은 것은 적게는 22개, 많게는 30개까지 달려 줄기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수확량은 노지참깨(10a당 56㎏)에 비해 3배나 많고, 인근 하우스 재배농가보다는 30％ 이상 많은 것이다. 물론 참깨를 하우스에서 재배하면 통상적으로 생산량이 늘긴 하지만, 참깨 재배를 위해 별도의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수박을 수확한 후의 시설을 그대로 이용해 참깨를 심으면 별도의 비용 투입 없이 참깨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경우는 주목된다.

수확량이 늘어난 데는 품종 자체가 기본적으로 다수성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수박 후작에 따른 참깨 파종 시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박 수확이 완료되는 7월 초·중순은 돼야 참깨를 파종할 수 있는데, 참깨 역병이 가장 성행하는 시기인 6월 중순을 자연스레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득영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 연구사는 “또한 비가림 재배 때 문제가 되는 웃자람을 막기 위해 생육 초기에 칼슘 제제를 3~4회 뿌리는데, 이것이 참깨 첫 꼬투리가 달리는 높이를 기존 50㎝에서 20㎝로 낮추고 꼬투리가 맺히는 마디 간격을 좁혀 수량을 늘린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인근 농협과의 계약재배 우수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서안동농협은 전체 50㏊ 중 33.6㏊에 대해서 생산된 전량을 1㎏당 1만5,000원에 수매해주기로 했다. 현재 참깨 시세가 1만3,500원 선이어서 농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송연구사는 “가을무·배추의 홍수출하에 따른 값 하락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깨 재배를 통해 시설 활용 및 소득 증가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며 “시설수박에 이은 참깨 재배기술을 널리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소영 기자


[최종편집 : 2008/10/22]